새 책을 받을 때마다 느껴지는
그 짜릿한 기분을 가득안고
포장을 뜯고 책을 만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그 동안 나는 철학에 대해서 얼마나 더 이해하게 되었을까?
생각보다 그 깊이가 너무 얕았다
어쩌면 내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젠 그런 마음을 안고 이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는 철학을 모른다
항상 갈구 해 왔음에도
기회와 이해를 동시에 얻을 순 없었다
이번에도 기회는 와 주었지만
이해까지 얻을 순 없었다

세 철학자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웠지만
그들에 주장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아쉬웠다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마르크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
니체와 프로이트의 사상 등
핵심과 뼈대에 관한 접근은 쉬웠으나
나는 그들의 사상이나 주장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길 원했었다

하지만 그 발견은 그저 바램으로만 남겨졌고
책장을 덮을 때까지 나는 그 해답을 찾지 못하였다
나는 왜 철학을 갈구 했었나?
나는 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가?
나는 왜 만족하지 못했는가?
답은 없었다
어디에도 없었다
사실 그 답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로 풀어내려 해도 글로 정형화 하려 해도
도무지 정리 되지 않는다

책에서 나는 혼돈을 찾았다
정리 되지 않은 나를 찾았다
아직 나에겐 나만의 철학이 준비 되지 않음을 찾았다
흥미로운 철학자들의 사상이 나의 카오스를 인식시켜 주었다

'좀더 확실히!'
마음속으로 소심하게 다짐을 해본다

철학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건지
아니면 아직도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철학이 그렇게 멀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이 책은 나에게 그 희망을 주었다

책을 덮은 이 시점에서도 단 한가지
머리 속에 맴도는 구절이 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문제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 마르크스 <포이어바흐 테제> -

나는 어떤 철학자가 될 것인가?

Posted by 레몬에이드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최초로 데이터베이스로 실제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것은
지난 2006년 9월의 일이다.
그 당시 모 철도 기업에서 운영을 시작하는
관광열차의 발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이었는데
웹에서 예약 된 DB를 가지고 티켓을 발권하고 그 내역 등을 기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학교 생활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DB설계를 해본적이 없던 나는
한빛에서 출간된 이춘식님의 '데이터베이스 설계 구축'을 참고로
나름대로 고민하며 만들었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후 부터였는데
지나치게 길어진 탐색 시간 등의 문제도 그러거니와
심지어 DB가 꼬여버리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 이었을까?

사실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1년이 지난 후 해당 프로젝트의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결국 그 프로그램은 폐기 되었다.

그때 가장 간과 했던 것이 데이터베이스의 성능이었다.
잘못된 정규화와 무결성, PK컬럼, 복잡한 조인으로 인해서
너덜너덜해 질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났고
당연히 누적된 피로도로 인해서 DB가 피를 토해버린 것이었다.

시간에 쫓겨 당장 잘 돌아가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고 작업하다보니
초보가 할만한 실수는 모조리 해 버린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순한 데이터베이스의 튜닝에 관한 책이라면
쓸만한 레퍼런스를 찾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노하우가 담긴 지식을 풀어내는 책은 흔치 않다.
블로그의 포스팅을 읽듯이 본인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적어둔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 시절의 내 실수들이 떠오른다.

당분간은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작업할 일이 없겠지만
다음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Posted by 레몬에이드

오랫만에 베타리딩을 하였다.

바이시클 다이어리를 출간하였던 지식노마드의 신작인데,
처음 신청때는 책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사실 에이콘 출판사의 책을 베타리딩 하면서
너무나 부끄러운 짓을 해버려서

가 출판된 제본을 받아보는 순간 덜컥 겁이 나 버렸다.

게다가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금융/경제 분야의 책이 아니더냐
제목하고는 상반되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곧 오판으로 드러난다.

나는 펀드, 주식의 직간접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아직까지 끌리지도 않거니와 주변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위험요소가 있는 시장에는 잘 투자하지 않으려는
나의 방어기질이 발휘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돈에 대한 탐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 또한 그러하나 되도록 욕심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다.
욕심이 끊임없는 욕심을 재생산하는 뫼비우스의 띠의 환영에
잠깐 속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일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주식과 펀드는 그 탐욕을 끊임없이 흡수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나에게는 아니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주식과 펀드로 인해 사람들이
어떠한 심리로 어떠한 편향에 이끌려 손해를 보는가에 대해서
자료와 사례를 들어서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사례라는 것들이 상당히 무서운데
책장을 넘길 때 마다 묘한 섬뜩함 느끼게 되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 주변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손해를,
그러고도 끊임없이 투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까지도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다.

각종 차트와 HTS에 숨겨진 비밀,
펀드매니저의 현실, 자기 과신과 오류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이 사람이기에
사람이면서 사람에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 무서운 탐욕에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을 교훈삼아 나는 좀더 초연해지자는 다짐 다시 하고 만다.

Posted by 레몬에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