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최초로 데이터베이스로 실제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것은
지난 2006년 9월의 일이다.
그 당시 모 철도 기업에서 운영을 시작하는
관광열차의 발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이었는데
웹에서 예약 된 DB를 가지고 티켓을 발권하고 그 내역 등을 기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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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생활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DB설계를 해본적이 없던 나는
한빛에서 출간된 이춘식님의 '데이터베이스 설계 구축'을 참고로
나름대로 고민하며 만들었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후 부터였는데
지나치게 길어진 탐색 시간 등의 문제도 그러거니와
심지어 DB가 꼬여버리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 이었을까?

사실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1년이 지난 후 해당 프로젝트의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결국 그 프로그램은 폐기 되었다.

그때 가장 간과 했던 것이 데이터베이스의 성능이었다.
잘못된 정규화와 무결성, PK컬럼, 복잡한 조인으로 인해서
너덜너덜해 질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났고
당연히 누적된 피로도로 인해서 DB가 피를 토해버린 것이었다.

시간에 쫓겨 당장 잘 돌아가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고 작업하다보니
초보가 할만한 실수는 모조리 해 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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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데이터베이스의 튜닝에 관한 책이라면
쓸만한 레퍼런스를 찾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노하우가 담긴 지식을 풀어내는 책은 흔치 않다.
블로그의 포스팅을 읽듯이 본인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적어둔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 시절의 내 실수들이 떠오른다.

당분간은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작업할 일이 없겠지만
다음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Posted by 레몬에이드

오랫만에 베타리딩을 하였다.

바이시클 다이어리를 출간하였던 지식노마드의 신작인데,
처음 신청때는 책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사실 에이콘 출판사의 책을 베타리딩 하면서
너무나 부끄러운 짓을 해버려서

가 출판된 제본을 받아보는 순간 덜컥 겁이 나 버렸다.

게다가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금융/경제 분야의 책이 아니더냐
제목하고는 상반되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곧 오판으로 드러난다.

나는 펀드, 주식의 직간접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아직까지 끌리지도 않거니와 주변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위험요소가 있는 시장에는 잘 투자하지 않으려는
나의 방어기질이 발휘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돈에 대한 탐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 또한 그러하나 되도록 욕심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다.
욕심이 끊임없는 욕심을 재생산하는 뫼비우스의 띠의 환영에
잠깐 속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일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주식과 펀드는 그 탐욕을 끊임없이 흡수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나에게는 아니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주식과 펀드로 인해 사람들이
어떠한 심리로 어떠한 편향에 이끌려 손해를 보는가에 대해서
자료와 사례를 들어서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사례라는 것들이 상당히 무서운데
책장을 넘길 때 마다 묘한 섬뜩함 느끼게 되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 주변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손해를,
그러고도 끊임없이 투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까지도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다.

각종 차트와 HTS에 숨겨진 비밀,
펀드매니저의 현실, 자기 과신과 오류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이 사람이기에
사람이면서 사람에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 무서운 탐욕에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을 교훈삼아 나는 좀더 초연해지자는 다짐 다시 하고 만다.

Posted by 레몬에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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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로마노비치 루리야 저/한미선 역 | 도솔 | 2008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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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기억이란 얼마 만큼의 무게를 갖고 있을까
눈을 뜬 순간 부터 감는 그 날까지 얼마나 많은 내용을 기억할 수 있을까
그 기억속 존재들을 하루 아침에 모두 잃는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뇌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억이라는 것은
단순히 정보의 저장만이 아닌 행동과 인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우리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시각정보와 행동정보를 일치 시킬 수 없고
모든 사물을 인지하기 까지 다시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사실은 끈이 끊어진 상태에 따라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이 더 많지만 말이죠
 
이 책은 지워진 기억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자세츠키가 잃었던 것은 기억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그 괴로움과 고통에서도
인간으로서의 기억을 지속하고자 했던 이,
또 그를 지켜본 한 사람의 이야기 입니다
 
또한 그를 이 절망으로 내던진 현실과
뇌 손상의 잔인함에 대한 리포트 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서사 방식에서 단조로움을 느꼈고
'낭만적 과학'이라는 수식어와는 다르게
다분히 관찰적이고 감정이 배제 된 어투는
집중력을 흐리게 만들지만
작가가 전하고자한 메세지는 충분히 전해지는 책인것 같습니다
Posted by 레몬에이드